<윌리엄 윌슨>은 서술자가 차마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해 가상으로 만들어 낸 이름이다. 그 이름을 들어 그의 광기를 낱낱이
알려주는 글이다. 가상의 이름을 빌어 얘기를 할 만큼 서술자는
그 자신의 광기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려하고, 잘못되었음을 말하고 싶어하는 게
보인다. 어둠속에 갇혀 본 사람만이 그 진실을 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저 흉내낼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게다가 어둠속의 그가 진실을 얘기한다는 것은 (글로든 말로든) 어둠을 견뎌냈던 때만큼이나 힘든 일일 것이다. 도박에 미쳐있었던
도스토예프스끼나, 공포에 미쳐있었던 포우나, 분명 집필 작업을 하는 데
있어 크나큰 괴로움을 안고 작업을 했었다는 건 분명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읽고 소모해버릴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잠에 잔뜩 취한 허즈를
붙들고 한참동안을 나도 모를 감상들을 늘어놓으며, "듣고 있어? 내
말 이해할 수 있겠어?"라고 재차 묻곤 했다. 내가 존경하는 이성적인
통찰력을 가진 그로서는, "아니..잘 모르겠어. 어려워." 나는
싱긋 웃었다. 그가 이해해주기를 바랬던 건 아니었다. 그냥 생각의
홍수가 트여버린 나의 횡설수설한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신경과민은 스스로를 좀 먹게 하는 벌레와도 같다. 그로 인해 스스로가 빚어내는 공포는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빚어내고 빚어내어 시작은 단순히 '공포'였으나, 마지막은
괴물이 되어 자신을 파멸시킨다. 이를 잘 보여준 <어셔
가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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